W코리아, 파티로 변질된 유방암 캠페인
W코리아, 연예인 파티로 변질된 유방암 캠페인, 참여가수 사진, “자선의 이름이 부끄럽다”
유방암 인식 캠페인, ‘파티형 행사’로 논란 확산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패션지 W코리아의 ‘제20회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 자선 행사’가 본래 취지를 잃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BTS 뷔·RM·제이홉, 배우 고현정·임수정·이영애·박은빈, 에스파 카리나, 아이브 장원영 등 톱스타들이 참석했습니다. 그러나 행사 이후 공개된 영상과 사진에는 유방암 인식 캠페인과 관련된 메시지나 상징물은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국제적 상징인 핑크 리본조차 착용한 참석자가 드물었으며, 명품 의상과 주류가 중심이 된 ‘연예인 파티’ 분위기만 부각되었습니다.
“유방암 인식과 무슨 상관이 있냐” 대중의 비판
공식 SNS에 공개된 현장 영상에는 샴페인을 마시며 춤추는 장면이 주를 이뤘고, 유방암 인식 개선을 위한 메시지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네티즌들은 “암 환자들을 조롱하는 듯한 파티”, “친목 모임에 유방암을 이용했다”는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일부는 “병과 싸우는 환자들이 보는 앞에서 샴페인을 흔드는 건 잔인하다”고 꼬집었습니다.
박재범 공연 가사 논란, SNS 사과로 이어져
무대에 오른 가수 박재범은 대표곡 ‘몸매’를 불러 논란에 불을 지폈습니다. “니 가슴에 달려있는 자매 쌍둥이” 등 노골적인 가사 내용이 유방암 캠페인 취지와 정면으로 충돌했기 때문입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박재범은 “암 환자분들 중 불쾌했거나 불편하셨다면 죄송하다”며 SNS를 통해 사과했습니다.
박은빈 “좋은 구경했다…황급히 집으로”
행사에 참석한 배우 박은빈은 이후 자신의 라이브 방송에서 “이런 행사는 거의 처음이었다. 분위기만 살짝 보고 황급히 집으로 가는 중”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다들 즐겁게 계시더라”며 말을 아꼈지만, 현장 분위기에 대한 간접적인 불편함이 전해졌습니다.
20년간 11억 원 기부…“규모에 비해 초라한 성과”
2006년 시작된 W코리아의 ‘러브 유어 더블유(Love Your W)’ 캠페인은 자선 갈라 디너 형식으로 매년 열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20년간 한국유방건강재단에 전달된 누적 기부금은 약 11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같은 기간 유방 건강 인식 행사를 진행해온 한국유방건강재단의 ‘핑크런’이 42억 원을 모금한 것과 비교되며, “규모에 비해 실질적 기부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결국 화려한 조명과 샴페인 잔이 남긴 것은 ‘유방암 인식’보다 ‘연예인 친목’의 흔적이었습니다. 자선의 이름으로 열린 무도회가 진정성의 빛을 잃은 순간, 대중의 신뢰 또한 서서히 식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