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고등동에 국내 최초의 ‘창고형 약국’이 문을 열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개장한 ‘메가팩토리약국’은 약 150평(430㎡) 규모의 대형 약국으로, 고객들은 대형마트처럼 쇼핑 카트나 장바구니를 끌고 의약품을 직접 골라 담습니다. 감기약, 진통제, 영양제, 연고, 밴드 등 의약품 종류도 다양하고, 동물용 의약품까지 판매됩니다.
약국에는 평균 4~7명의 약사가 상주하며 복약 지도를 제공하고, 일부 고객은 성분과 가격을 비교해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보였습니다. 약사들은 고객의 요청에 따라 제품 설명과 추천도 제공하며, 가격은 일반 약국 대비 20%가량 저렴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타이레놀은 1800원.
이 새로운 형태의 약국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코스트코 같은 약국’이라는 반응과 함께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가족 단위로 방문해 상비약을 대량으로 구매하거나 공동구매에 나서는 주부들도 늘고 있으며, ‘성지 약국’처럼 저렴한 가격이 입소문을 타고 고객이 몰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선 약사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약물 오남용 위험, 약사의 전문성과 직업윤리 훼손, 동네 약국의 경쟁력 약화 등이 주요 지적입니다. 일부 약사들은 “경제 논리만 따지다 보면 소규모 약국이 도태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으며, 대한약사회는 “약국은 보건 의료기관이지 공산품을 진열해 파는 곳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번 ‘창고형 약국’의 등장은 약업계 내에서도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대한약사회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운영 방식은 공공성과 전문성을 훼손하는 일탈 행위”라며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약사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약국의 운영 방식과 약사 신상 정보까지 공유되며 경계심이 팽배해졌습니다.
반면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해외에는 드러그스토어 형태의 약국이 많고, 국내에서도 소비자 중심의 약국 모델이 나오는 것은 시대 흐름”이라는 입장을 보입니다. 다만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보건의료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